방의 기운이 달라졌어요.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제가 방에서 노트북을 펴고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변화지 않나요?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확실히 방의 기운이 바뀌었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그저 방을 제대로 정리했다는 것만으로도 근본적인 것들이 달라진 거죠.(그래도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집에 저 혼자 사는 게 아닌 가족과 동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의 짐보다는 가족의 짐이 훨씬 더 많아요. 그래서 가족의 물건을 함부로 쉽게 정리할 수 없다는 게 다소 아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소품류 정리를 할 때 몰래 버려두었던 가족의 물건들이 들키면서 물건의 행방을 묻는 가족과의 입씨름은 필수 코스가 되었고요. 그래서 굳이 이 이상으로는 무리하지 않으려고요.(사상이 다른 가족을 설득하기란 여간 피곤한 게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있어요. 하아)
어쨌든 곤도 마리에의 정리 법에 따라 5일간의 물건 정리를 모두 끝마쳤습니다! 이제는 물건들의 자리를 찾아주는 일만 남았어요.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예전부터 느끼는 건데요. 일본 사람들은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매우 탁월한 것 같아요. 작년 크리스마스에 혼자서 일본에 갔었어요. 간사이 공항에서 난바 역으로 가는 전철을 타고 가면서 창밖으로 펼쳐지는 가정 집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요. 신기했던 게 집집마다 하나같이 물건들이 일정한 모습으로 정리되어 있었다는 거예요. 정리가 안 된 집도 못 봤고요. 조금 과장하자면, 군대 생활관처럼 각이 잡혀서 항상 반듯이 제 자리에 있는 물건처럼 말이에요. 그걸 보면서 그저 감탄 밖에 안 나왔어요. "역시 먼저 앞서 간 선배 나라는 다르구나."하고요. 그렇지만 요즘 행태를 보면 아베 정권과 유니땡땡은 자국의 성숙한 시민 문화에 반하여 되려 국가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감이 조금 없지 않아 있어요. 역시나 관상은 과학인가 봅니다.
츠타야의 마스다 무네아키,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음악의 거장인 히사이시조 그리고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인 곤도 마리에까지 예술과 사상, 생활적으로 일본의 문화와 의식이 저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쳐오고 있는 것 같네요. 사실 책을 고를 때에도 일본 작가들의 책에 자주 손이 가고는 합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감성이 저에게는 잘 맞는 것 같아요. 제 인생 영화가 모리 준이치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인 걸 보면 말이죠.
일본에 지진의 영향만 없었더라면 지금쯤 저는 일본에 살고 있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지금도 조금 고민하고 있긴 해요. 글을 통해서 살짝만 공개하는 거예요. 전 제가 가진 계획이나 결심을 누군가에게 다 공개해버리고 나면 안 하는 징크스 같은 게 있거든요.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비밀로 부칠게요. 쉿.
어제까지 열심히 물건 정리를 한 자신에게 오늘을 휴일로 선물하기로 했어요. 이번 글을 끝내고 나면 가볍게 산책이라도 나가봐야겠어요. 산책하기에는 날씨가 꽤나 춥지만 말이에요. 이번 겨울은 생각보다 많이 긴 것 같아요. 이런 날씨엔 자칫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요즘 같은 때에 감기 걸리면 사람들이 식겁합니다. 그러니 부디 여러분 각자의 위치에서 힘내주세요.)
내일은 이른 새벽에 돌아올 것 같아요.
그럼 모두 편안한 밤 되세요.
'일상 탐험 일기,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우 낯섦 이야기 4화 (6) | 2020.01.01 |
---|---|
나를 찾는 시간 (0) | 2019.11.28 |
진정한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0) | 2019.04.30 |
당신의 그 시절 속으로 떠나는 여행 (0) | 2019.03.27 |
'김민식 작가' 영화 초대 상영회 후기!! (0) | 2019.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