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니 역사 내에 위의 그림처럼 아이돌 팬들이 만든 광고판들이 많이 보이는 추세더라고요. 광고판에 포스트잇을 아기자기하게 붙여놓은 게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광고판은 단순한 인쇄물이지만 포스트잇에는 팬들이 하나하나 손글씨로 꾹꾹 눌러 써 붙인 마음이 담겨있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광고니까요. 저런 팬들을 가진 연예인은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그렇게 광고판을 들여다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성인이 된 우리는 어느샌가 표현하고 싶은 걸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말이에요.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까 한동안 애잔한 감정이 밀려오더라고요. 언젠가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웃음이 줄어든다고요. 참 씁쓸하고도 슬픈 통계죠.. 뭐 그럴 만도 한 게 어릴 때에는 솔직히 아무런 걱정이 없었거든요. 그냥 매일 놀 생각만 하며 잠자리에 들면 되니 하루가 즐겁지 않을 수가 없겠죠. 저도 어릴 때, 웃음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리고 사회적 시선이 우리의 개성과 취향을 옭아매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그 점이 가장 씁쓸하게 느껴졌어요. 우리가 더 후라고 부르는 말의 뜻 속에 사회적 낙인론 같은 게 씌어 있는 것 같았거든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더 후라는 말이 부정적인 단어로 활용되고 있더라고요. 개인의 취향을 이상한 성향의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는 거죠. 이런 걸 보면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도 대단히 폐쇄적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거죠.
우리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에게 맡겨진 사회적 역할이란 게 있기 때문에 이전만큼 열성적이기 어려울 수는 있어요. 반면에 사회적 낙인론으로 인한 개개인의 다양성의 말살은 분명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는 거예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건 이겁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우리의 표현 욕구를 막고, 나아가 창의성을 떨어트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문화예술의 발전 또는 인재 양성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다분한 것이죠. 동시에 개인적으로 슬픈 측면은 우리의 순수했던 마음을 점차 사그라들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순수함을 잊어버린다면 개인의 삶이 매우 건조하고 황폐한 사막처럼 그을려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표현을 해야 합니다. 나의 순수함을 잃지 않도록 말입니다. 열병을 앓으며 뜨겁게 표현했던 그 시절의 소녀를 생각하며 자신의 뜨거웠던 순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럴 때에만이 우리가 진정한 자신으로서의 모습을 가지고 보다 생생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최소한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저는 포켓몬스터를 어릴 때부터 너무 재밌게 봐온 한 사람이기 때문에 지금도 그것을 떠올리면 매우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 포켓몬스터 아직까지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니죠. 꽤나 많은 이들이 이상한 시선을 던지기도 하지만 뭐 괜찮습니다. 사실 안타까운 건 제가 아니라 스스로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벽 뒤에 숨어 있는 겁먹은 이들이니까요. 표현하세요. 나의 순수함을 잊지 않도록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자기표현하고 한번 하고 잠을 청하러 가볼렵니다. 모두들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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