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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feat. 인터스텔라)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7. 19.

지금 글을 쓰기 위해 앉은지 30분 째인데요. 떠오르는 글감이 없어서 하염없이 흰 모니터 화면만 바라보고 있답니다. 그런데 쓸게 없으니까 갖가지 잡념들이 밀려옵니다. 제 머릿속에 감당할 수 없는 정보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글쓰기를 중단하고 자리를 뜨고 싶은 충동이 느껴집니다. 심지어 두피가 간지럽기 시작합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정말 요란해 보이죠. 그러나 저는 이 순간을 이악물고 버텨낼 생각입니다. 어떻게든 글을 마무리 짓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날 겁니다. 절대로 이 순간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야말로 임계점을 돌파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든 뭐든 간에 이악물고 끝까지 버텨내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은 정말 죽을 것 같거든요. 사랑하는 글쓰기가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합니다. 싫은 자리에 억지로 앉아 있어야 하니 허리랑 어깨, 목이 딱딱하게 굳어갑니다. 앉은 자리에서 가까스로 어깨와 허리를 돌리며 더는 굳지 않도록 하고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역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끝끝내 저를 괴롭히는 이 지독한 지루함을 이겨낸다면 글쓰기 실력이 한 단계 성장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기분인지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겁니다.

 

정말 뒤질 것 같아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던지 하기 싫고, 지루한 순간을 무조건 만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지속적으로 찾아옵니다. 이 때, 절대 포기하면 안 됩니다. 독서든, 수능 공부이든, 영어 공부든 다 똑같습니다. 몸이 배배 꼬이고, 현기증이 날 정도로 지루한 이 순간이 나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독자분들과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인내하고, 또 인내할 것입니다. 지금 하체에 힘이 바짝 들어가 있어요. 몸이 일어나고 싶어가지고 지들끼리 춤을 추고 난리 났네요. 그래도 곧 괜찮아질 겁니다. 평온해질 거예요. 지금 이 순간의 임계점을 넘는다면 저의 한계치도 더 높아지게 될 겁니다. 이게 바로 차이를 만들어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거죠. 그런데 의자에 등받이가 없어서요. 허리를 게속 쭉 펴고 있어야 합니다. 이또한 저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합니다. 그래도 저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요. 임계점을 넘는 날을 이틀, 삼일, 한 달, 6개월, 1년을 반복하면 이 일에 관해서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남들과는 다른 차원의 존재가 되는 겁니다.

​​

글을 쓰다보니 임계점의 중간 쯤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의 4차원 공간에 홀로 던져진 기분입니다.

으아!!!!!!!!

지금 이 상황에서 나가고 싶은데 나갈 수가 없습니다. 나가면 되지 뭔 미친 소리냐고요? 저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렇게 스스로 동기부여 하는 게 중요해요. 나의 상황을 열 아홉 발자국쯤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시도해보세요. "그래! 잘하고 있어! 절대 일어나지 말고 너가 맡은 그 임무를 완수해! 절대 일어나지 말라고!" 이렇게 상상해보는 거죠. 그리고 스스로 이 순간을 넘어야 더 만족스러운 미래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다. 그런데 주의 했으면 하는 게 있어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글을 쓰는 것을 재밌어하고, 좋아해야 합니다. 또 축구 선수는 축구를 즐기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너무 미련하게 4차원의 방에 오랫동안 갇혀 있다가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의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조금 달리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쩌다보니 이렇게 임계점을 통과하면서 글의 마무리까지 왔네요.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입니다. 그리고 사실 저 자신을 돕는 과정이기도 했어요. 어떤 분에게는 무책임한 글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나름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참을성을 발휘하여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처음 흰 도화지만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던 저를 부디 가엾게 여겨 주시어 다음으로 올라오는 글을 읽으러 <새벽부터 횡설수설>을 또 한 번 찾아와 주시면 글쓴이로서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