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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낯섦 이야기 1화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12. 25.

저는 지금 저에게 가장 낯선 곳에 와 있습니다. 말도 제대로 안 통하고 장소와 음식이며, 모든 것들이 처음 보고, 처음 듣고, 처음 음미해보는 곳에서 말입니다. 철저히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제 본연의 세계에 빠지는 이 황홀한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뭐 무언가를 피해 도피하거나 세상 살이에 지쳐서 이곳에 온 것은 아니고요. 단지 저 자신을 틀에 박힌 모습으로 묶어두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에요. 가끔씩 다양한 시도를 해보지만 정작 우물 안 개구리의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거든요. 그 생각의 진원지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세계의 여러 대륙에 비례해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게 무언가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그 틀을 조금씩 부수는 과정에 있다고나 할까요?

제가 이곳에 도착해서 짐을 맡기고,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근처 골목길에 현지인들이 대긴 줄을 서고 있는 걸 보았거든요. 역시나 가보니 식당이더라고요. 그야말로 동네 사람들만 안다는 작은 식당이에요. 그런데 엄청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20명 정도가 앉아서 충분히 식사를 할 수 있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손님들끼리 다닥다닥 붙어 앉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게 전혀 불편하지 않은 거예요. 오히려 친절한 직원분들 덕분에 엄청난 에너지를 얻고 나왔단 말이죠!!

이 음식이 이곳에서의 저의 첫 끼니였는데요. 위치도 그렇고, 모든 부분에서 환상의 한 끼였다고 생각합니다. 음식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만 원가량 되었던 것 같아요. 이런 게 바로 우연히 가져다주는 최고의 행운이자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의 첫 모험인 만큼 일상을 담은 영상도 잔뜩 찍어놓았답니다. 사실 영상을 찍고 싶은 마음 반, 굳이 찍고 싶지 않은 마음도 반이 같이 공존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이곳에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바람과 함께 저 자신의 한계치를 시험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보고 있거나 감상하고 있으면 기분이 전환되는지 등에 집중해야 했어요. 오늘 계속 영상을 찍으면서 언젠가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실 시청자분들을 대상으로 매우 혼자 중얼거리고 다녔던 것 같아요. 이것 또한 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데에 다른 면에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불어넣어 주었다고 생각하고요.

도대체가 믿어지지가 않네요. 제가 여기에 와있다는 것이요. 마치 정말로 꿈을 꾸는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지금 밤 12시가 다 되어 가는데 저는 아직도 구름에 붕 떠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오늘 지금 이 시간이 매우 귀중하게만 느껴져요. 살아있다는 것의 정의가 있다면 바로 이런 감정과 느낌을 가질 때가 아닐까요? 네. 저는 이곳에 매우 귀중하고 가치있게 살아있습니다. 그동안 고국에서는 저의 이야기를 대부분 풀어내었어요. 그래서 요 며칠간 풀어낼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아요. 내일의 이야기는 내일 다시 하도록 하죠. 그럼 앞으로 며칠간 <새벽부터 횡설수설>은 외국인이 된 한 인간의 분투기가 될 것 같네요. 그럼 내일의 외국인으로 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