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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사이트 News

계획대로 되면 그게 인생이냐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 5. 4.

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일찍부터 준비하고, 기차를 타기 위해 집을 나왔다. 기차 출발 시간까지 20분 정도가 남았기에 햄버거 가게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햄버거 가게에 도착해 메뉴판을 보았다. 그런데 요즘 햄버거 세트 하나의 가격이 이렇게 비쌌던가? 한 세트 값이 무려 9,600원이나 한다. 내가 먹은 게 신메뉴라 더 가격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가격이 아닌가 생각된다. 용돈 받아쓰는 학생들이 먹기에는 분명 많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햄버거가 이렇게 비싸서야.. 햄버거라는 게 맛있으면서도 저렴해서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게 매력 아니였던가..

그렇게 의문을 품은 채 식사를 마치고 열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잠시 뒤에 나는 기차역에 도착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 눈 앞에는 기차 한 대가 경적을 내지르며 지나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머리카락이 곤두서는듯한 불길한 예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기차 티켓을 확인해보았다. 그렇다.. 방금 힘차게 경적을 내뿜으며 지나친 그 열차는 내가 탔어야 할 열차였다. 나는 열차의 출발 시각을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허공에 자신을 향한 욕을 연신 뱉어대기 시작했다. 욕의 대부분의 내용은 스스로에 대한 원망과 실망의 외침이었다."어라?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욕만 몇 바가지를 쏟아냈는지 모르겠다. 나는 엄청난 자책감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 동안이나 욕바가지를 쓰고 있었을까.. 누군가 나를 향해 말을 건넸다. 나에게 말을 건넨 사람은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기차역의 승무원이었다.

"몇 시 기차예요?"
"28분이요.."
"28분이요? 이런 출발했는데.. 서울 가는 열차예요?"
"아니요. 아! 어떡하지.."
"버스는 있을 텐데.."

나는 말을 건네 오는 승무원에게 무미건조하게 대답을 했지만 나의 속 끓는 심정을 알고, 물어오는 승무원의 의도를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별 말 아니었지만 승무원이 건네는 몇 마디의 말에 나는 눈싸라기가 녹듯 기분이 금세 감화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정신적으로 힘들 때마다 누군가 내 곁에서 힘이 되어주곤 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부정적인 기분이 차츰 가라앉고 있었다. 이내 나는 승무원에게 미소를 띠우며 대답을 하였다.

"아! 저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나는 현재의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 또한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야!"
"너 스스로가 잘 알잖아. 인생사 새옹지마잖아!",
"지금 이 상황을 좋게 바라보고, 다른 길을 찾으면서 나아가면 분명 더 성숙해질 거야. 크게 걱정하지 말자. 다 잘 될 거야~!"

나는 기차를 놓친 덕분에 두 시간이 넘는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까 궁리하다 카페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냉큼 카페로 이동하여 노트북을 펼쳤다. 나는 그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약속한 상대와의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야 할까에 대한 더 면밀하고 주도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 편의 글을 위한 좋은 모티브까지 운 좋게 얻을 수 있었다. 지금 이렇게 말이다!

사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악받쳤던 감정은 쉽사리 사그라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 훗날의 나에게 훨씬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뒷목이 달아오르는 뜨끈한 느낌은 한동안 계속되었지만 나는 나의 상황에 가장 잘 들어맞는 일을 무던히도 잘 수행하고 있었다. 나에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고, 옳은 일들을 말이다.

결과는 내가 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주었다. 모든 일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너무나도 고요하고, 부드럽게 그리고 평온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글을 읽으면서 짐작했겠지만은 이번 일을 통해서 내가 다시금 깨닫게 된 사실은 아무리 계획을 철저히 세운다고 하더라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계획을 세움과 동시에 충분한 마음의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결코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진짜 인생이다. 인생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가 있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에 일확천금을 노리라는 것이 아니다. 인생에는 무수히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는 말이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화가 될 수 있고, 장애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복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물론 계획대로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실은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어떤 일이든 생각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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