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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바엔 차라리 혼자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 5. 17.

우리는 알게 모르게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나 역시도 다르지 않았다. 요즘 그러면서 느끼게 되는 것들이 참 많았는데 사람들과 몰려 다니면서 부쩍이나 말이 많아진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깜짝 놀라는 일이 이따금씩 반복되었다는 것이다. 말이 많아지다보니 실없고 딱히 쓸모있지 않은 말을 많이 내뱉게 되었는데 그것들이 나중에는 처치곤란한 화살이 되어 돌아오기도 했다. 우습게도 그렇게 밀려드는 회의감에 나는 저녁마다 발을 동동 굴렀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리면서 조금도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가 갉아먹히는 듯한 느낌에 속이 참 답답했던 것 같다.("오늘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와 같은 생각들이 그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이치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서로 함께하는 시간에는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나 깊은 침잠의 시간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어떤 위대하거나 누군가가 우러러 볼 만큼의 위대함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오늘을 만들어내지 못할때면 매우 깊은 슬픔에 잠기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효용성없는 관계를 이어가기보다는 차라리 고독한 혼자가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내 주변 사람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커녕 방해거리가 된다면 말이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가족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 불필요한 요소들을 최소화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사람들을 대하기에 앞서 완벽함을 바라지 말라는 것이다. 이 세상의 어느 그 누구도 완벽한 타인은 없으니 말이다. 이는 존재의 충돌이다. 행성과 행성이 충돌할 때 생기는 마찰과 부서져 흩어지는 파편 조각은 필연적으로 감수해야 할 것들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에 대하여 적당한 거리와 공백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마치 비련의 슬픈 연극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가장 평화롭고 아름답게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존재 가치를 입증받고 싶다면 굳이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에 많은 공을 들일 필요는 없다. 딱 필요한 만큼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러고보면 인간 세상은 참 아이러니하다. 타인과 접촉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지만 우리는 혼자가 되었을 때야 비로소 홀연한 자유와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러한 아이러니함이 있기에 혼자 있거나 함께하는 기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