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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사이트 News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습니다만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 6. 10.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지만 방해받게 되는 것이 세상사 아닐까요. 그리고 그 방해가 우리의 상황을 더 좋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을까요.

​때는 2014년, 군대에서 막 전역을 한 저는 한동안 군대에서 풀지 못한 한을 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실컷 놀다가 결국 늘어지게 되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혼자 방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등의 일상을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지났어요. 그렇게 혼자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저는 대인관계 기피증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들을 멀리하고 혼자만 지내게 되는 성향이 되었어요. 그 이면에는 현실에 대한 회의와 공포심이 얼룩져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폐인 같은 일상을 반복하던 중에 누군가 저에게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왔어요. 저는 당연히 단칼에 거절했죠. 뭔 참견이냐면서 짜증을 부리기도 했고, 분노 섞인 화를 내기도 했어요. 저는 절대로 그 어떤 사람들과도 마주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심각했죠. 어떤 사람도 안 만난다니 말이에요..


​완강하게 버텨왔지만 생활비가 떨어져 갔었기에 결국 설득을 당했답니다. 저는 지인의 추천으로 백화점 내의 한 비타민 매장에 아르바이트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에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사람을 만나기 싫어했던 제가 사람을 많이 만나야 했고, 그것도 생글생글 웃으면서 물건을 팔아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거죠.. 매일 "왜 나를 이런 곳에 불러 놓은 거야?! 가만히 있는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 건데!!"라는 분노와 울분 섞인 마음으로 하루 종일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일을 했어요. 그때는 정말 모든 사람들이 미워 보였어요. 모두가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서요.

​그렇게 한 달 정도 가량이 지났을까요. 서서히 저에게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분노로 얼룩졌던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기가 넘쳐졌고, 일하면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퇴근 후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어요. 그렇게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활기를 되찾게 되었어요. 게다가 혼자 방에 틀어박혀 있는 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게 되었답니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밉고 화가 났었는지.. 누군가가 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조차도 모두 저의 삶을 방해만 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매일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삶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그때 그 지인이 저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지금쯤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서울역 거리 어딘가를 배회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심이에요.. 어쨌든 고집스럽고 그렇게 까다로운 저를 그 모양 그대로 살지 못하게 계속해서 방해를 해준 지인의 노고에 진심으로 존경과 고마움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이건 뭐 신의 은총보다도 감사하달까요.^^

​# 우리는 종종 우리가 하는 일에 누군가가 개입되면 걸리적 거린다거나 방해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기도 해요. 그 누군가의 개입은 다른 세계와의 조우라고 할 수가 있거든요. 타자와의 연결은 나에게 새로운 에너지와 다양성을 불러일으키게 돼요. 물론 그 의도가 불순하지 않다면 말이에요. 저는 방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방해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구원의 손길들이라고 표현하면 훨씬 더 정확할 것 같네요. 혹시 주변에 예전의 저처럼 가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발견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여러분의 건강한 에너지를 나누어주면 어떨까요?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보는 거예요. 우리는 서로 그렇게 주고받으며 균형 맞춰 살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타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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