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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변태가 되어가는 과정,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7. 28.

만지작 만지작,

 

이제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서(아직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책의 바디감의 촉감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남들이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걸을 때, 나는 종종 스마트폰 대신 책을 쥐고 걷는다. 아니 쥐다라기보다는 잡고 걷는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스마트폰에 비해 책은 크고 무겁지만 그것은 한 생명체와 같은 진중한 무언가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책을 손에 두고 다닐 때, 책의 각진 부분부터 낱장의 질감과 두께감, 육중한 무게감 등을 손끝 감각으로 느끼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한 행동을 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나름의 이유가 있다. 사실 나는 스마트폰을 오래 들고 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책을 가지고 나가지 않은 날에는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을 때를 제외하고는) 스마트폰은 전자기기다.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눈도 쉽게 피로해지고, 전자파가 우리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책은 그럴 염려가 단 1%도 없다. 그래서 나는 지혜롭고 고귀한 생명력을 가진 책의 물성을 훨씬 더 선호한다.

책을 생명체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니 이는 통념을 벗어던진 무상이며 진정한 자유 의식체로서의 존재가 되어가는 것일 수도 있겠다. 이전까지 나에게 책을 읽는 행위는 허세의 굴레 속에 머물렀었다. 그러던 내가 이제 굴레 밖의 무언가를 탐색하기 시작했으니 꽤 좋은 신호가 아닐까? 책과 교감하는 일은 외롭고도 고독한 것이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나를 진정한 평안으로 이끄는 것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나는 아직 변태의 정도까지 오르지는 못했으리라 그저 매니아층 언저리의 어느 한곳에 위치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게 그것과 나의 간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