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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사이트 News

도시 속 우리의 텅 빈 마음들,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9. 14.

어제는 대학로 거리를 걸었습니다. 날이 어스름해지자 북적거렸던 거리는 이내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들이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더라고요. 한낮의 거리에서 왁자지껄하게 대화하며 즐거워 보였던 사람들의 모습과는 대조를 이루면서 말이죠. 누군가는 어딘가를 응시하며, 생각에 잠긴 것 같이 보였고 또 누군가는 조용히 스마트폰에 집중을 하고 있었어요. 그들의 모습이 마치 제 모습과 겹쳐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서울은 사람이 많으니 그만큼 다양하고 양에 넘치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공존하고 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에는 그 에너지가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었어요. 그런데 요즘에 와서 그게 오히려 더 우리를 외롭게 하는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다고 생각되는 건 이 수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상존하는데 서로 지나치기만 할 뿐 그 이상의 연결은 하지 않죠. 저에게는 이런 것들이 어느 순간에 공허함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뭐 어쩌면 당연한 걸 수도 있겠습니다만 한편으로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또 다른 측면에서 생각을 해보면, 저는 명절에 친지들이 하는 잔소리를 끔찍하게 싫어하거든요. 그건 나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간섭일 뿐이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차라리 그런 요청하지도 않은 충고들을 들으며 스트레스받을 바에야 혼자 철저하게 고독한 편이 훨씬 낫다는 생각에서죠. 그리고 사실 그들은 우리의 인생에 관심이 없어요. 그게 숨겨진 팩트죠. 이 세상에는 상대를 위한 답시고 제멋대로 지적하며 자기만족을 일삼는 이들이 정말 많아요. 그러니 굳이 귀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죠.

어릴 때에 놀이공원에 가면 친절한 형, 누나들이 환한 미소로 저를 반겨주었어요. 저는 그래서 세상이 정말 행복하고 멋진 사람들로 가득 차있는 세상이라고 믿었죠. 어느덧, 성인이 되어 사회에서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제가 믿어왔던 것과는 세상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저분들의 시급은 얼마일까? 기본 권리는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 걸까? 하루 종일 웃으면서 손을 흔들려면 얼마나 힘들까?"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죠.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할수록 이 세계는 철저히 계산되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점차 공허함이라는 느낌을 알아가게 된 것 같아요.

세상의 진실을 알아갈수록 그 공허감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릴 때에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인생은 원래 혼자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정말 맞는 말 같거든요. 그리고 이 말이 가장 속 편한 말 같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독고다이로 혼자서만 살아가라는 얘기가 아니고요. 세상의 흐름과 감각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라는 이야기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저도 한때는 몽상가였던 시기가 있었어요. 세상에 대한 이해가 정말 무지했었죠. 덕분에 뒤늦게 후폭풍을 심하게 겪기도 했어요. 그러니 우리는 '지금 느끼는 이 공허감도 그냥 세상 살이의 일부인 갑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또 살아가다 보면 분명 좋은 일도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우리는 이 장엄하고 차가운 도시 속에서 우선 나를 잘 챙겨야 하죠. 꾸준하게 삶의 작은 보람들을 쌓아가보는 시도 같은 것들을 많이 해보면 좋을 것 같고요. 또 세상에는 배우고 경험할 게 정말 많잖아요. 내가 그러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 보면서 삶에 의미를 만들어가본다면 내 삶이 더욱더 밝게 빛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공허한 도시 속에서 그래도 살아가고 있는 당신께 경의를 표하며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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