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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정의 조화로움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9. 26.

어린 날의 저는 주관이 매우 뚜렷했습니다. 어떠한 일에도 딱히 오래 고민하지 않았죠. 생각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저 스스로가 갈림길을 앞에 두고서 어느 쪽으로 가야하는지를 직감적으로 빠르게 확신을 했기 때문입니다.그 확신은 결코 이기적이지 않았고, 지극히 배타적이지도 않았죠. 어린 날이라고 하면 대략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였을 겁니다. 그 때에는 세상 일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고, 미래에 대해 특별히 고민도 없었기 때문에 이성적인 면보다는 저 자신의 감정에 깊게 몰입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이들의 그늘이나 감정을 살펴보지 않았죠. 그럴 이유도 사실 딱히 없었고요.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거나 옳지 않은 명분을 내세운 것도 아닙니다. 저는 피해받기 싫었고, 그걸 알기에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는 더더욱 싫었거든요. 그렇게 스스로에게 깊게 침참해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저 자신의 호불호에 대한 경계가 매우 명확했던 것 같아요.

A few years later,

어느 날, 사소한 결정에 오랫 동안 망설이고 있는 저 자신을 보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한참 전에 결정하고 뒤돌아섰을텐데 말이에요.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 불안감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어요. 이전과는 뭔가 달라진 느낌이였고, 어떤 때에는 무력감까지 느껴졌죠. 결정을 해야할 때에도 더 이상 어떠한 확신도 들지 않았어요. 그렇다보니 A와 B안 중에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머리를 꽁꽁 싸매고 이것 저것 따져보며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제게 계속 실망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내 안에 명료함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은 저를 혼란과 두려움 앞으로 내몰아 세우는 일이기도 했죠. 그렇게 한 동안은 갈피를 잡지 못해 삶에 이리저리 휘둘리다 증발되어 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시간이 어느 덧 흘러 저는 감각과 감정이 아닌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에 의거하여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가끔 감정에 빠져들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잠깐의 순간뿐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고요. 그 때문에 얻은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 무렵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추상적이었던 생각들을 한데로 모아 정립해나갔어요. 저도 알 수 없게 서로 뒤엉켜 풀리지 않던 생각의 매듭들이 하나 둘 씩 풀리기 시작했고, 저는 이전보다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죠.

After that and now a few years later,

우리는 밀도 높은 이성적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바라는 현저히 괜찮은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어느 날 저의 명료함이 사라졌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사라진 게 아니였어요. 그땐 단지 이성적 존재로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지요. 명료함은 그걸 알고 자신의 때를 찾아 기다린 거에요. 제 안에서 균형을 이루려는 의식이 시작된 겁니다. 저는 매우 슬펐지만 말이에요. 어린 날의 저는 매우 감정적인 면에 편중되어 있었어요. 이후에는 익숙하지 않은 이성의 반등을 받아들이면서 혼란을 맞아야 했고요. 이제는 그 둘(감정과 이성)이 자신의 경계를 침착하게 지켜나가며 어느 정도의 균형감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대체적으로 말이죠. 과연 완벽한 균형이란 존재 할까요? 이 여정은 꽤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우리 인간은 매우 불완전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욱 이 여정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놀라운 사실 하나가 있어요! 이성이 자기 자리를 찾아 만드니 다시금 제 안의 명료함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바로 이성과 감정이 조화로움의 상태에 접어 들기 시작했다는 증표로요. 우리는 불완전하지만 조화로워질 수는 있습니다. 조화로움은 삶의 혼란과 불균형을 옳은 방향으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돕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삶에 열망을 부여합니다.

한시도 바람 잘날 없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소시민으로서의 무게를 등에 지고 살아갑니다. 게다가 세상은 혼란으로 가득차 있죠. 그러한 상황속에 우리는 최소한이라도 혼란의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안의 조화로움을 통해서 말입니다. 무게의 추가 한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면 거대한 결핍의 소용돌이에 자신을 내맡기게 됩니다. 저도 소용돌이에 정신없이 휘말려 들 때가 있었습니다. 저 자신이 누구였는지 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으려고 했어요. 그게 조화로움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걸 그때는 전혀 알지 못했죠. 저에게는 주어진 어떠한 로드맵도 조언자도 없었기 때문에 혼란의 소용돌이 안에서 정처없이 이것저것을 직접 들쳐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새벽부터 횡설수설>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 그러한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혼란스러움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정처없이 떠돌게 되는 것도 결코 잘못되거나 이상한 삶의 모습 따위가 아닌 것입니다. 그러나 지도 없이 베이스캠프를 찾아 떠나는 여정은 서로가 많이 고될 수가 있기에 그저 저는 여러분 앞에 베이스캠프로 닿는 연장선을 놓아드릴 뿐입니다. 어떠한 것도 정답은 없습니다. 연장선을 잡고 갈지 아니면 또다른 연장선을 만들어 놓으며 나아갈지는 개인의 판단일 것입니다. 부디 이 글이 당신의 조화로운 삶으로의 전환점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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