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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이 유영하기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10. 4.

오늘은 제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은 어떻게 보면 독자들에게는 친절하지 않은 저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독백의 메시지임을 밝힙니다.

요새 나는 내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하여 뭔가 특정 지어지지 않고 정형화되지도 않은 생각들이 계속 뒤엉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 뒤에 무엇을 내가 계속 감추고 있었던 것인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일일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얘기할수록 부끄러움을 감출 수는 없지만 처음 글을 쓸 때에 마음을 들춰내보면 여실히 나를 위해 시작한 글쓰기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독 추웠던 겨울날, 나는 두꺼운 코트와 머플러를 몸에 둘러매고, 글을 쓰기 위해 무작정 길을 나섰다. 패스트푸드점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주제 없이 글을 쓰기 시작하였는데 그 순간을 아마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찍은 사진을 글에 함께 실어 블로그에 처음으로 발행을 하고,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뿌듯함과 함께 눈물겨운 희망을 맛보았다! 한참을 비상하다 연료가 떨어져 지상으로 낙하하게 된 경비행기 안의 조종사가 살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낙하산을 펼치는 시도처럼 말이다! 또한 나는 그 뒤로도 한참 동안이나 낙하산을 펼치고 세계의 하늘을 천천히 유영하려 했다.

글을 쓰는 일은 마치 우주에서 자유로이 유영하며 푸르른 지상(지구)을 한눈에 모두 담아 평온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만 같다. 또한 이는 나에게 책을 읽는 순간만큼이나 흔치 않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나는 우주를 유영하며 진공 상태에 가공되어 떠다니는 있는 산해진미를 맛본다. 이곳엔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그 이상의 것들이 매 순간마다 나를 놀라게 하며 눈에 들어온 광경 또한 매번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나는 이렇게 끝을 알 수 없는 넓은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광활하기에 그만큼 더 자유로울 수 있고, 열의를 잃지 않을 수 있으며 끝을 알 수 없어도 계속 흥미로울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을 쓰는 이유이자 목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그러하기에 내 열 손가락으로는 도저히 다 담아낼 수 없는 이 광활한 문장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은가 보다. 유영하는 동안에 내겐 여유가 꽤나 풍족하다. 다만 그 여유로움을 혼자서만 즐기고 싶지는 않다. 이 평화로움이 매우 기분 좋은 느낌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저 지금 여기 이 광경의 경이로움을 많이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