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 당신에게 전하는 INSIGHT NEWS
오늘의 인사이트 News

양민이 자기계발을 하는 이유.ssul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 2. 13.

'새횡설'에서 제 글을 읽어보거나 글의 제목만 봐도 제가 자기계발에 심각하게 도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맞아요. 저는 자기계발에 극도로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니 삶에서 얻는 게 굉장히 많았습니다. 진정한 자기계발이란 말이에요. 토익 점수 올리기와 같은 것이 아니에요. 분명히 자기계발은 혼자서 할 수 없어요. 나보다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의 삶으로부터 얻어내는 게 자기계발의 본질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고, 강연을 다니고, 책의 저자와 만나 뵙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글도 쓰게 되었고요.

그렇다면 제목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제가 이토록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아, 그전에 제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간단하게 말씀드리고 나서 말을 이어나가도록 할게요.

저는 저에게 주어진 이 삶의 모든 순간을 다 만끽하고 싶었어요. 어쩌면 과다한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한 번 사는 인생 최대한으로 다양한 삶을 살아보기로 결정했어요. 그래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죠.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게 27살 즈음으로 기억해요. 진로를 딱 결정한 것도 아니었고, "음~이제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본격적으로 찾아봐야겠군!"하며 인생 실험을 하기로 한 거죠. 그런데 저는 한 가지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그게 뭐냐면, 인생에 정해진 정답은 없고,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만약에 누군가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따랐는데 나중에 후회가 된다면 그건 저에게 너무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매사에 웬만하면 사소한 것부터 저 스스로 결정했던 것 같아요. 유일하게 남의 이야기를 들은 거라면 대학을 간 거죠.

제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그날에 종이 한 장과 펜을 들고서 자리에 앉았어요. 그리고 종이에 제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모두 적었어요. 그리고 그중에 저의 상황에서 도전해볼 수 있는 일을 목록에서 추렸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실제로 하나씩 해나가기 시작했어요. 기간은 2년 정도 소요되었고요. 그 일들을 통해서 배운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제가 어떤 일을 했었고 도전했는지 크게 잡아 말씀드리면 렌터카 회사 직원, 해외여행사 가이드, 와인 소믈리에, 미술 큐레이터, 축제 운영 요원, 축제 기획자, 광고마케터, 연예인 광고 촬영 디렉터, 어린이 과학 강사, 게스트하우스 하우스키퍼 등이 있어요. 드릅게 많기도 하죠? 네. 제가 생각해도 뭔 일을 이렇게 많이 시도했는지 경외심이 들 정도네요. 각 분야마다 전문성을 갖추는 단계까지 일을 해보지는 못해서 다소 아쉽기도 한데요. 근데 뭐 어쩌겠나요. 어떤 분야든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는 그만한 시간이 쌓여야 하는데 저에게는 한 분야에서 그렇게 지체할 만한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몇몇 분야에서는 모든 게 완벽한 상황이었어서 꽤 오래 일을 한 분야도 있답니다.

그럼 이제 제 소개는 여기까지 하면 충분할 것 같고요. 그럼 제가 왜 자기계발에 이토록 집중하고 있는지 말씀드려볼게요. 이유는 조금 놀라실 수도 있겠지만 극심한 자기혐오에서 출발하게 되었어요. 저는 원체 매우 게으르고, 또 게으른 사람이에요. 그래서 자기계발을 하기 이전에는 이 게으름으로 잃는 게 굉장히 많았어요. 몸 건강, 정신 건강, 스쳐 지나간 인생의 좋은 기회, 좋은 인연 등이 그것이었죠. 게으른 저에게 그 어떤 기회나 행운이 찾아들 리가 없었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그런 모습에 저를 깔보거나 떠나기도 했어요. 게으른 생활에 젖어들다 보니까 자기를 혐오하게 되는 불편한 감정이 밀려들더라고요. 정말 죽고 싶을 만큼 저 자신의 그런 모습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러한 혐오스러운 모습에서 탈피하기 위해 자기계발을 하게 된 거예요. 일종의 자기 감찰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정신력이 그렇게 강하지 못해서 주기적으로 동기부여를 받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할 생각을 안 한다는 거예요. 이게 저에게는 정말 큰 단점이었어요. 무언가 상황을 강제해야만 생산적인 일을 하더라고요. 저는 게으른 저의 그 끔찍한 모습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게으르게 살면 몸이야 편할지 몰라도 마음이 불편해지고 자존감도 깎여나가기 마련이거든요. 장기적으로 보면 스스로 불행을 초래하는 일이 되는 거죠.

저는 스스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침몰해가는 배 안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선택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서서히 침몰하는 배와 함께 어두운 심연 속으로 저의 존재가 사라지는 광경을 도저히 눈뜨고 볼 수가 없더라고요. 배 안에서 쓸쓸하게 저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바다에서 자유롭게 발버둥 치다가 죽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저는 죽기는커녕 스스로를 구제하고 지금은 이 바다에서 저 바다로 이동하면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유영하고 있게 되었어요. 참 다행이죠. 껄껄껄.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것도 저를 구제하기 위한 방편이었어요. 독자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말이에요. 실은 제가 요즘에 몸살에 걸려서 며칠간 앓아누웠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평상시처럼 새벽 일찍 일어나서 하루 일과를 수행하는 일이 너무 어려워지더라고요. 몸이 온전치 않으니까 집중력도 잘 발휘가 안 되고요. 그래서 계획했던 일을 엎고 엎고를 반복했어요.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는 역대급으로 늦게 일어나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쓸데없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몽땅 쏟아버리고는 급기야 자기혐오라는 침몰 예정인 배에 제 발로 다시 탑승하는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어요. 자기혐오는 저를 안절부절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시간이 약이라며 버티다가 끝끝내는 안 되겠는지 용케도 공원 안 어느 카페에 자리를 잡고 부들부들 거리면서 글을 쓰기에 이르렀어요. 스스로에게 향하고 싶어서 부들부들 거리는 주먹을 겨우 타자기 위에 펼쳐놓고 말이죠.

여러분들은 부디 저처럼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게요. 그런데 혹시라도 만약에 여러분이 지금 이런 한심한 상황에 놓여있으시다면 그냥 "씨발!"이라고 과감히 내지르고 나서 주먹을 쥐며 자리에서 곧바로 일어나시길 바랍니다! 지금 Right now! 당장 그러셔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하냐면 이건 때를 놓치면 그냥 답이 안 나오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어서 위험하니까요. 자칫하면 히키코모리들의 동지가 될 수도 있고요. 또 존x 씨x 제가 지금 저 자신을 팔아가며 여러분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있는 거니까요. 이런 저의 치부를 드러내는 자기 고백으로 인하여 여러분이 비교우위에 설 때, 한시라도 빨리 툴툴 털고 일어나시는 것을 추천드리니까요.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까지는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도파민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상태) 과다한 욕을 글에 섞는 것을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자기혐오에 빠진 백성이 도덕적으로 옳은 척하며 성인군자인척하는 모순 따위를 결코 저지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그냥 전 오늘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매우 병신이었던 걸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죽더라도 바다로..

이제 저는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 구명조끼를 찾아 입고, 무한의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서 재도약을 할 겁니다. 이를 통해 저 또한 자기혐오에 쉽게 빠져드는 양민이라는 것을 스스로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삶의 좋은 순환과 경계를 지켜나가기 위해 옳은 일을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하..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 존나게 재밌네요. 글을 마칩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간의 이유  (1) 2020.02.15
나는 매일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온다.  (1) 2020.02.14
폭발하듯 글쓰기  (2) 2020.02.11
몸에 대하여  (0) 2020.02.08
어머니의 왕국  (0) 2020.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