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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당신에게 전하는 INSIGHT NEWS
일상 탐험 일기, News

진정한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4. 30.

'도시만담회'

 

 

어제는 공간 대여 기업 앤스페이스에서 진행하는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 출간 기념회 <도시만담회>에 다녀왔습니다. 강연 장소는 고즈넉한 풍경이 좋은 북촌에서 열렸는데요. 가는 길 내내 고풍스러운 한옥 건물들의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는 도시작가들이 도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공간들을 취재한 것을 글로 엮어 묶은 책입니다. 이날은 변화해온 시대속의 도시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도시 안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습니다.

 

앤스페이스의 정수현 대표와 팝업시티의 저자 음성원 작가, 다락방구구의 김도연 대표를 필두로 공간에 대한 소신 있는 철학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수현 대표에게는 공간을 구축하는 데에 있어서 부동산 관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안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핵심 내용은 건물주와 공간 임대자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생법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음성원 작가는 도시 안에서 공유 경제를 어떻게 잘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주었습니다.

 

 

결국은 컨텐츠

 

 

결국은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확실한 컨텐츠를 갖춘 기획자가 공간과 지역에 고루 투입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도 이에 같은 입장인데요. 좋은 컨텐츠를 갖춘 기획자가 지역에 투입되면 자연스럽게 지역의 활발한 네트워킹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것은 곧 지역의 발전을 가져온다고도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도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락방구구의 김도연 대표가 그런 사람인데요. 공간을 직접 기획하고 연출하여 이용자들의 다채로운 활동을 돕습니다. 공간 대여로 지역의 문화 플랫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죠. 그리고 요즘 동네 책방들이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방에서 영화 상영, 독서 모임 등 수요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참신한 공간 기획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좋은 기획력을 가진 사람들이 지역 공간에 투입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죠.

 

 

아직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러나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 현실적으로 큰 장애물이 있는데요. 이러한 생각과는 반대로 정부의 관련 법은 공간 활용을 극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본래의 용도와 다른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 위법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공간 자체로서의 역할이 제한되고 있는 것이죠. 만약 어떤 공간을 본래의 용도와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싶다면 관할 구청을 통하여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굉장히 까다로워요. 무슨 말이냐면 용도 변경에 관한 해당 조례의 범위가 상당히 까탈스럽다고나 할까요?

 

작년에 제가 직접 공간의 용도 변경을 위해서 법적인 절차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요. 주차장에 다양한 시설물들을 설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관할 구청에 허구한 날 서류를 들고 뛰어다니면서 일을 처리해야 했고요. 사전에는 담당 공무원들과 협의를 위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통화를 했었습니다. 이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공간이 내 소유의 땅이어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법은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고요. 이에 앤스페이스의 정수연 대표는 민과 관이 함께 거리를 좁혀서 공간에 대한 열린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맞아요. 민의 입장에서는 죽어가는 공간을 소생해서 지역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만들어가는 것을 원하지만 아직까지 정부에서는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공간을 활용하려는 의지는 없어 보이거든요.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는 확실한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인 거죠.

 

그래도 지역 곳곳에서는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인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고요. 앤스페이스, 다락방구구, 로컬스티치, 어반 하이브리드, 서점 등 소셜 벤처 기업들이 공유 경제의 가치를 알리고 나아가 점점 더 풍성한 수익 모델을 제시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즐거움을 아는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

 

좋은 공간을 만들고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 진정한 재미를 아는 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간에 들어서면 즐거워야 되거든요. 그래서 먼저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 재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만들 수가 없거든요. 그런 재미를 아는 사람들이 모여서 좋은 공간을 만들어내면 낼수록 지역 내 건강한 네트워킹이 형성됩니다.

 

그래서 이번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의 출간 기념회에서 진정한 재미를 아는 이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들의 지속적인 시도와 노력에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공간 곳곳에 진정한 즐거움을 아는 이들의 지속적인 발걸음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