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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쪼렙이 정의하는 여행에 대한 시선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5. 30.

머릿속에 여행을 떠올려 보면 각자 어떤 느낌이 드실까요? 저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바닷가나 여행지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책 한 권을 읽는 장면이 떠오르곤 합니다.

저에게 여행이 필요조건이 되었던 이유는 일상의 압박을 벗어나고픈 해소욕이 매우 컸던 것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심리적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여행만 한 것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익숙해진 공간에서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거죠.

제 주변에 1년 365일 중 300일은 여행을 다니는 것 같은 지인이 있습니다. 어떻게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 있는 날보다 해외로 출국하는 날이 더 많은 것은 확실해 보이더라고요. 그분이 언젠가 저에게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털어놓았던 일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그분이 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여행을 자주 다니는 것이 혹시 회피성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여행에서 돌아온 그분이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의 주관적인 짐작이므로 신비성이 크게 없겠네요. 제가 느낀 바가 그렇다는 거예요.

여행 쪼렙으로서의 저는 여행에 대한 흥미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여행의 비일상적 경험이 여행을 끝마친 후에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갔을 때 별다른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의 이러한 생각에는 논리적인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여행을 지극히 적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앞으로의 여행에 있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제가 위에서 여행이 회피성에 기인한다고 하였는데요. 이 회피성이란 것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치유 기능으로써의 여행. 저도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매일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그만큼 큰 아픔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런지요.. 그런 의미에서의 여행은 삶에 필요한 요소임이 분명합니다.

어쨌든 여행에 대한 저의 미심쩍은 시선은 당분간 거두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현실이 녹록지 않은 사람들이 신기루를 찾아 떠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다 내 팽개치고 홀연히 여행을 떠나면 당연히 재미있고 신나겠죠. 온통 새로운 것들이 내 발 앞부터 천지인데요. 이는 여행만이 줄 수 있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멋진 풍광이 펼쳐지는 유럽 여행을 다녀온다고 해서 자신의 처지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 것 같거든요. 여행을 아예 다니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만약 자신이 현실에 적응하기 어려워서 회피성 여행을 떠난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는 거죠. 그건 계속 악순환의 반복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해볼게요. 현실이 힘들어요. "아 몰라 여행이라도 갈래." 그렇게 재밌게 여행을 끝마치고 현실로 돌아왔어요. 현실에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아니에요. 없어요. 없다고요! 그래서 사회생활 조금 하다가 또는 도전하다가 뜻대로 잘 안되니까 주변 사람들과 술 한잔하면서 이렇게 말하죠. "인생은 욜로지 그냥 돈 모아서 해외 여행이나 가야지. 거기 가봤어? 대박이래.. 너무 기대돼!" 이렇게 계속 행복을 외부에서 찾습니다. 사실 문제의 원인은 내부에 있는 건데 말이죠. 현실에 정면으로 맞설 용기가 없어서 자꾸 피하는 겁니다. 쉽게 피하지 말아요. 그렇게 여행한 후에 남는 건 결국 초라한 자신일테니까요. 유럽이 아니라 우리 집 대문 앞으로 한 걸음씩 내디뎌야 하는 겁니다. 두 걸음, 세 걸음, 열 걸음 무서워도 계속 가셔야 합니다. 그렇게 매일 불편함을 감수하고 걷다 보면 어딘가 도착해 있을 거예요. 어딘가는 제각기 다르겠지만 이전보다 성장해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몇 군데가 있어요. 그 여행지로 떠나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안 떠날 겁니다. 지금 제가 딛고 있는 곳에서 제 역할을 할 때까지요.

여기까지 여행 쪼렙의 여행에 대한 의견 분분한 이야기였습니다. 언젠가 여행을 떠난다면 비행기 안에서 여행에 관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겠죠. 그때 여행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네요. 그럼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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