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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8. 7.

이성보다는 감정

내가 이성보다는 감정이라는 말을 밀어붙이며 소주제를 잡은 까닭은 역시나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약점은 감정이다. 감정이 휘몰아칠 때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감정에 지배당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굳이 잃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잃는가 하면 스스로를 한심한 상황에 놓이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나는 감정 관리에 매우 취약한 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감정 조절 장애와 같이 심각할 정도의 상태는 아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문제에 있어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쉽사리 사그라뜨리지 못할 뿐이기 때문이다. 이는 나뿐만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공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는 경우는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도 일어난다. 내 경험에 의하면 독서가들 모임에서도 이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개인적으로는 조금은 의외였다) 독서가들 모임은 책 한 권을 각자 논평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그래도 나름 책을 읽는다는 사람들이 모인 지성체인만큼 다양한 의견을 새로운 눈높이에서 살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느 정도는 기대한 바를 채울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그것은 감정을 숨길 수 없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것을 듣고 이해하기보다는 반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들이 가장 많이 쓴 어투는 '근데'였다. 한 사람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이성으로 점철하기보다는 순간의 감정에 의한 반발심 같은 것들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이 상황들을 관찰하면서 이성은 감정에 비하면 그저 끄나풀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실마리

우리는 감정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감정에 따라오는 잔챙이들에게 함몰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우리가 상대의 감정이나 나의 감정을 올바로 알아챌 수 있다면 훨씬 더 평온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감정을 손쉽게 조절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위를 위해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터득할 필요가 있다. 우선 나의 감정이 말하는 것을 들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감정이 휘몰아치는 상황에서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다. 얼굴이 불끈 달아오르고, 심장은 파도치듯 요동칠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감정의 정체를 파악해야 한다. 너는 어떤 모습의 감정이니?라고 답을 받아낼 때까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것을 통해 감정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낯을 드러낸 감정의 파도가 그제서야 잠잠해지면서 제대로 된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이처럼 우리가 이따금씩 찾아오는 감정의 모습을 재빨리 알아챌 수 있다면 평온함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부끄러워서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마저도 부끄럽다는 감정에 함몰된 상태임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다. 감정에게 많이 아는 척하자. 결코 손해 볼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