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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돌아와서 쓰는 글,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8. 26.

국방의 의무를 지기 위해 잠시 동안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익숙했던 그곳에서 다시 글을 쓰고 있자니 뭔가 울컥한 기분이 들면서 미적응의 시간을 갖고 있어요. 여긴 여전히 뭔가가 많네요. 길에는 사람이 도로에는 차가 넘실대고요. 세상은 온통 빛으로 뒤덮여 울렁입니다.

뭐가 그리 바쁜지 말이에요. 도로를 내달리는 차들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네요. 차량의 전조등은 각자 엄청난 빛을 내뿜고 있어요. 빛으로 뒤덮인 이곳에서 너도나도 가장 밝은 빛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속내에는 무엇을 감추고 있는 걸까요?

집들은 또 어떻죠. 마치 만원 콘서트장의 스탠딩 석에서 겨우 내 발 아래 만큼의 공간만을 차지한 상태에서 무대 위를 올려다보는 기분이랄까요? 이런 통에 우리는 과연 우리에게 여유란 게 허락된 것인지 도대체 알 턱이 있나요.

24시간, 낮보다도 밝게 빛나는 이 세상에서 고요한 마음을 찾을 수 있을까요? 인공 조미료로 만들어 낸 빛의 파장은 나의 눈을 번뜩이게 하지만 결과적으로 내 눈을 멀게 할 뿐만 아니라 시선의 혼선을 빚어내고 있습니다.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진실한 빛의 존재가 이대로 서서히 잊혀질련지도 모르겠어요.

나는 전시되고 있어요. 많은 이들의 시선이 저에게 아주 잠깐 머물렀다 금새 빠져나갑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봐요. 우리는 서로에게 언제라도 연결되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러한 걸 선뜻 받아줄 수 없다는 것쯤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 같고요.

오늘 잠시 돌아와보니 제 기분이 오밀조밀한 실크 그물망처럼 마음에 걸려드는 게 참 많은 것 같아요. 글을 쓰기에는 최적의 상황이니 이보다도 반가운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이럴 때에는 책을 써 내려가야 하는 건데.."라는 아쉬운 마음이 뒤섞이네요.

원래 안 돌아오려고 했으나 잠시 돌아오게 됐네요. 역시 인생사 내 마음대로 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글이나 쓰자고 마음을 먹어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