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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냈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을 때,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9. 2.


한동안은 걸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맞아. 여기에서도 눈을 맞췄었지.

어느샌가 아무렇지 않게 되었다. 남아있는 기억과 마음의 자리는 별개의 은하계인가보다.
그러니 이제 너 없이도 나는 꽤 살만한가 보다.

너 없이도 잘 살고 있던 나는 너라는 미완의 생명이 끼어든 탓에
고요하고 적막한 호수에 떨어지는 작은 운석 조각처럼 무거운 파동의 짐을 고스란히 맞이해야 했다.
가라앉은 운석 조각은 떨어질때의 모습으로 기억되어 호수 밑 바닥 어딘가에 잔존한다.
대형 폭죽이 만발한 뒤에야 알아볼 수 있는 하늘의 여백처럼 말이다.

그런데 가끔 문득 느껴지는 건,
너 없이도 이 거리를 잘도 걷는 내가
역겨워질 때가 있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