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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가 현실이 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9. 21.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굉장히 지극히 사랑하는 영화인 '리틀 포레스트'에 대해 논하며 시골 살이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볼까 합니다.


영화의 도입부입니다. 시작부터 풀 내음이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시원한 맞바람을 맞으며 주인공이 모는 자전거 뒤를 졸졸 쫓아가 봅니다. 우리가 꿈꾸었던 시골 살이의 모습이 영화의 장면을 통해 보시는 바와 같이 그 모습 그대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때부터 귀향을 하고 싶은 충동이 자신도 모르게 스멀스멀 올라오게 됩니다.

드디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요리가 시작됩니다. 빠알간 잼을 화면으로 영접하기 시작하면 벌써부터 귀농에 대한 열망이 뜨겁게 샘솟아 오르죠..!

설탕이 이~~따 만큼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일단 저는 맛이 있으면 설탕을 얼마를 때려붓든 말든 그에 대한 대가는 달게 받을 자신이 있습니다~^^

​시골에 있기에 조금은 비현실적인 바게트 빵에 아까 만들어 놓은 잼을 듬~뿍 발라서

영접합니다. 주인공은 몸짓으로 모든 걸 설명합니다. '자고로 잼 바른 바게트 빵은 마루에 걸 터 앉은 채 두 손으로 들고 먹어야 제대로 먹는 겁니다'라는 메시지를 말이죠. 우리는 이때부터 귀향을 하면 꼭 저런 마루가 있는 집에 살아야지라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머릿속에 새겨 넣습니다.

그리고 곧 이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만족스러운 표정을 자신도 모르게 따라 짓게 됩니다. 얼른 귀농을 해서 내가 지은 과일로 잼을 만들어 봐야지 하는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리면서 한층 더 귀농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킵니다.(사실은 열폭..)

​​

그래서 귀농이
하고 싶다고?

'리틀 포레스트'** 이 영화는 매우 평화로운 전운이 감도는 산골짜기 시골 마을에 정착해 사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청년의 1인칭 관점으로 시골 생활을 바라보며 이야기의 힘을 더해 갑니다. 그런데 혹시 '리틀 포레스트' 영화를 보고 나서 귀농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고 시골 살이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이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일일 것입니다. 시골에 도착해 얼마간 생활하고 나서야 상상은 상상일 뿐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면 이 얼마나 막심한 후회와 손해가 있겠습니까? 상상과 현실은 매우 다르답니다.

귀농은 선택이 아닌
타입!

귀농은 선택이 아닙니다. 네? 저기 선생님~ 그게 무슨 말인가요?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우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귀농은 즉, 농사꾼이 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귀농을 꿈꾸며 농사꾼이 아닌 푸드 스타일 리스트를 지향합니다. 어쩌면 좋지요. 귀농, 리틀 포레스트는 사실 농사꾼의 삶이라는 것을요. 리틀 포레스트를 찬양하는 제가 받아들이기에 다소 아쉬운 사실이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가 리틀 포레스트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몇몇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내가 농사꾼의 자질을 갖췄는지 확인해보는 것이죠. 농사는 신체적으로 매우 고됩니다. 그래서 "에이~ 텃밭에 앉아서 풀이나 뽑고, 씨 뿌리는 일이 얼마나 힘들겠어. 뿌리고 기다렸다가 거두면 그만이지!"처럼 농사일을 쉽게 보는 건 매우 잘못된 판단이죠.

​실제로 귀농을 하기로 결심한 이들 중 실패한 대다수의 사람이 농사일을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장기간에 걸친 고된 노동 시간을 견디지 못하거나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러한 노동을 견뎌낼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시골 살이는 농사 일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마음 가짐으로 농사일을 할 때에야 비로소 주인공처럼 바게트 빵에 잼을 듬~~뿍 발라 먹으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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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들의 도시
괜찮으실까요?

​**​**도시에 사는 꼰대들의 수가 10명 중 1명꼴이라고 한다면 시골에 사는 꼰대들의 수는 10명 중 10명꼴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는 문화가 아예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개인의 사생활이라든가 공간 같은 것들이 제대로 보호되기가 어렵습니다. 니 집이 내 집이고, 여 집이나 저 집이나 매한가지로 공동 주거 생활 문화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 모든 일에 간섭도 들어오고요. 그러한 문화가 나와 맞는다면 괜찮겠지만 아니라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치 숲속 깊은 곳에 살아가고 있는 부족 마을을 경험하는 것과 같은 일일 테니까요.

​​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아무도 당신을
지켜주지 않습니다!

시골에 아무런 연고도 없고, 인맥도 없이 깊은 산속에 들어가 귀농을 하겠다고 한다면 저라면 멱살을 잡고 뜯어말릴 것 같습니다. '리틀 포레스트'처럼 깊은 산속 마을에 작은 집에 혼자 들어가서 자연과 함께 힐링하는 삶을 살겠다는 건 개인의 생각이니 존중합니다만 그건 매우 위험천만한 생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합니다. 자연 속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그런 이들을 노리는 약탈자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농촌 생활의 현실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영화에서처럼 농촌 생활을 실제로 하다 보면 내가 길러낸 작물로 예쁘게 요리를 할 때가 있겠죠. 그러나 그것은 농촌 생활의 극히 일부분일 뿐인 거죠. 또한 시골 살이의 위험성을 보여주지도 않죠. 왜냐고요? 그건 어디까지나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어디까지나요!

​​

왜 굳이?

세상은 넓고, 경험할 것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만약 저라면 귀농 자금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거나 다른 방식을 취할 것 같습니다. 조금 미움받을 만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시골에 농사꾼이 없어서 더 이상 우리나라가 자급자족할 쌀이 없게 된다면 쌀을 수입하면 그만일 것입니다. 꼭 쌀을 직접 재배해야 되는지 그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전 세계적으로도 후계자가 없어서 벼농사가 중단된다면 그에 맞는 대체 식품이 나올 겁니다. 다만 그렇게 되는 데에는 많은 논란과 리스크가 따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귀농이 도시에 잘 살던 청년의 삶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책임지지도 못할 희망과 꿈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말입니다. 저는 젊은 층들이 도시에서 시골로 이동하는 현상이 오히려 삶이 격하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기회는 도시에 더 많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내가 성장하기에 배울 수 있는 여건도 충분합니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습니다. 그러한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경쟁하기가 두려워 도망치듯 시골로 향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더욱 괴로운 상황만 낳게 할 수 있죠. 뭐 당연히 빡빡한 경쟁을 해야 하는 도시 생활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건 저도 잘 공감하고 있는바입니다. 그런데 꼭 굳이 부담 위험이 매우 큰 귀농까지 해야 할까요? 그 대신 시골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행을 하며 회복할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요? 그 에너지를 발판 삼아 다시금 나아갈 수 있게 말입니다. 어떤 게 진정 나를 위한 일인지 냉정하게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영화 <리틀 포레스트> 덕후의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뜯어보고 살펴보면서 느낀 것들을 최대한 현실적 상황에 기인하여 이야기해보았습니다. 믿으실 분들은 믿으시면 되고, 아니신 분들은 제 말을 믿기보다는 시골 살이에 대한 여러 자료들을 면밀히 찾아보시고, 검토해보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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