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없는걸

내 욕심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매 상황마다 정답을 찾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 이는 아마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때때로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상황에 들어설 때면 몸에서 자동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난다. 즉, 이건 그냥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으면 마음이 다소 불편해지는 현상이라 하겠다. 나는 나의 취향이 확고한 편이다. 그래서 알고 보면 정답이 아닌 모든 내 취향에 맞는 것들을 찾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네 인생에는 어떠한 정답도 오답도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끊임없이 주변에서 요구되는 정답이라고 불리는 것들에 의해 그것을 따르도록 강요받고 있다.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도 해답 없는 해답을 찾아헤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또 하나 중요한 요점이 있다. 현재까지의 우리의 인생은 결코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누군가로부터 영향을 받고, 변화되어 왔다. 이는 내가 계획한 것도, 예상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얼핏 정답을 찾아나가는 일이 무의미하게 비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선택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정답을 찾아내려는 일은 일종의 큐레이션 다시 말해 선별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보다 좋은 것을 취하려는 방식 말이다. 앞에서 내가 정답을 찾아나가는 일은 나의 취향을 찾아내려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좋은 정답을 선별해내기 위해서는 나의 취향의 질 또한 좋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앞으로 더 좋은 선택지를 잘 골라내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의 품격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인생의 오답이 아닌 정답에 가까운 선택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다행히도 나는 지금까지의 나의 선택들에 그다지 후회가 없다. 단, 몇 가지 포인트에서 '그 당시에 내가 지금의 나였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식의 잔 아쉬움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인생은 수학 문제가 아니기에 정답을 구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정답에 가까워지려는 그 모든 숱한 노력들이 언젠가 빛을 발하여 내 인생에만 적용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만족스러울 만한 모습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 말이다. 정답이 없기에 인생이란 건 더욱 흥미진진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흥미진진한 인생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만족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를 궁리하며 계속적으로 선택을 해나가려고 한다. 그럼 이상으로 글을 마치며 앞으로 남은 나와 당신의 선택에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