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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의 향연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11. 22.

우리는 모든 것에 걸쳐서 그것이 품고 있는 진면목 보다는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는 실수를 쉽게 범한다. 그러나 나는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리를 탐색하는 것을 꽤나 성가신 것으로 치부하고 오로지 세속적 욕망에 의거하여 살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실수는 반복되고, 누적되어 이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진정한 색을 내뿜는 껍데기는 껍데기 그 자체로써만 존재하지 않는다. 일전에 품어둔 여럿 진리가 껍데기 밑으로 뼈대부터 구조화하기 시작하여 그 품격에 맞게 색과 모양이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바로 알고, 그 사물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껍데기의 향연이다.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럴듯해 보이는 껍데기 뒤에 숨어 현실을 왜곡하고, 스스로를 부정한다. 이는 인간이 하지 말아야 할 도리 중에서도 매우 나태하고,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또한 이것은 타인이 나의 가치를 잘 알아보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도 기인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껍데기를 사랑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것을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본연의 것에 집중하는 일일 것이다. 매우 어리석게도 많은 이들은 껍데기의 빛깔을 잃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노심초사하기 바쁘다. 그러나 그것은 물빠진 독에 물붓기와 다를 바가 없다. 또한, 단순히 껍데기로써의 화려함은 채 한 계절이 지나기도 전에 빛을 잃고 만다.

우리의 빛은 외부에 있지 않다. 바로 나의 알맹이로부터 빚어져 서서히 드러날 뿐이다. 그러니 우리는 복수의 껍데기의 생 보다는 고루 영양가 높은 알맹이로서의 유일한 생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