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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믿으세요?'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2. 22.

오늘도 패스트푸드점에서 글을 쓰고 있네요. 이른 아침부터 어린 학생들이 바글바글한데요. 어디 수학여행이라도 가나? 하고 지켜봤는데요. 갑자기 어딘가에서 목사님이 나타나 기도문을 외우시네요. 목사님을 따라 일제히 눈을 감고 기도를 합니다. 기도 중 저에게 방해가 될까 봐 힐끗힐끗 눈치 보는 학생들이 있는데 너무 귀엽네요. 오늘 아침에 무슨 글을 쓸지 글감을 생각하던 차에 기도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문뜩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저 학생들이 정말로 성경을 믿어서 이렇게 이른 아침에 이곳에 모인 걸까?라고요. 제 개인적인 시각에서 보면, 목사님들께는 죄송한 말이지만 저 학생들은 성경이나 신에 큰 관심은 없을 것 같고요. 그냥 단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놀이터로 교회를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성인들이 동호회나 모임을 참석하는 것처럼요. 교회에서는 여름이면 하계캠프, 수련회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친구들 만나고, 이성친구 사귀기 얼마나 좋습니까? 그리고 지금 옆에서 학생들이 얘기하는 것을 보면, 성경이나 종교 얘기는 일절 하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찍 나와서 목사님이랑 기도 한 번 하면 또래 친구들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재밌게 놀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지금 조금 웃긴 장면을 보았어요. 교회의 선생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햄버거를 먹는 학생들의 사진을 찍으려고 사진기를 들자 모두들 고개를 뒤로 돌립니다. 네 이쯤 되면 확실한 것 같네요.

그리고 제 경험에서 비추어 보자면, 현재 저는 성당에 다니지만 초등학생 때는 교회에 다녔습니다. 제가 과연 성경을 믿어서 교회에 간 것일까요? 아닙니다. 교회에 가면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친구들과도 어울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목사님 따라서 기도하는 것은 나름 재미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친구들과 같이 하는 기도가 어떤 소속감을 가질 수 있게 해줬거든요. 교회의 불은 밤에도 꺼지지 않습니다. 밤이 되면 그에 맞게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저는 이런 것들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연극 준비를 할 때였어요. 저는 여자 역할을 맡아서 화장을 하고 밤늦게까지 연극 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당시 교회 사람들에게 굉장히 감사함을 느낍니다. 제가 서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마치 교회를 비판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는데요. 절대 교회를 비판하거나 공격하는 목적의 글이 아닙니다. 저에게 좋은 기억을 만들어준 교회에 항상 감사하고 있는데요. 제가 왜 공격을 해요. 다만, 항상 궁금했습니다. 한 교회 안에 성경을 정말 믿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고요.

교회는 성경을 전파하려는 목적에서 세워진 것이지만, 교회의 신도들에게는 다른 역할을 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역할이냐면, 교회 활동을 함으로써 마음의 평안을 얻고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성경을 읽으면서 자신의 내면을 치유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 같이 활동함으로써 외로움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기에 교회의 존재는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니까요. 저는 가끔이지만 성당이 아닌 교회에 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작은 단위로 활동하는 성당에 비해 그룹으로 활동을 하는 교회가 더 활기차 보여서죠. 그런데도 저는 성당이 좋습니다. 종교 활동을 할 때는 근엄하고 숭고한 분위기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시간이 되면 교회에 다니는 지인들에게 다시 한 번 물어봐야겠습니다. 정말 믿으세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