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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귐의 주기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11. 30.

어제는 수화기를 부여 잡고, 친구와 조금 오랫동안 통화를 했어요. 그런데 통화의 내용이 평소 때와는 조금 달랐어요. 감정적이지 않았던 친구가 감정적이게 되고, 저도 덩달아 감정을 싣게 되었죠. 사건의 발단은 이랬습니다. 통화 도중 굳이 원치도 않는 충고를 해주려는 친구의 필사적인 몸짓이 저에게는 다소 부담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에게 정중히 요청을 했습니다. "난 아직 들을 준비가 안 되어 있어. 미안하지만 다른 이야기하면 안 될까?" 그러나 친구는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니지.'라는 말로 저의 의견을 묵살하며,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바쁘더라고요. 저의 요청을 듣기는커녕 묵살시키고 있는 그 친구에게 좋은 마음이 들 리 없었죠. 그때 그 친구의 바닥을 봐버렸어요. 마음속에서 "여태껏 본인의 원래 모습을 나한테 잘도 감추고 있었구나.. 실망스럽네.."라는 목소리가 일더라고요. 그리고 큰맘 먹고, 그 친구를 믿고 제가 사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그렇게 해서는 안 돼.", "실패할 거야.", "난 너의 의견에 반대야." 등등의 부정적인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친구라면, 그저 멀리서 응원해주면 그만인 것을.. 아마 제가 생각하기에 그 친구는 자기보다 제가 먼저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니 꽤나 배알이 꼬였나 봅니다. 통화 너머로 들리는 그 친구의 음성에서 전혀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대신 어떡해서든 제가 사업하는 걸 제지시키겠다는 배알 꼬인 마음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는 참 씁쓸했습니다. 이 친구가 이것 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끝까지 제 고집을 꺾지 않는 그 친구의 독선적인 태도에 머릿속이 하얗게 질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그 친구와의 관계를 되짚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말이 있어요. 사람은 5년 주기마다 인간관계가 바뀐다고요. 네. 그 친구를 만난 시점이 2014년이니까 올해로 딱 5년 차가 되어갑니다. 이 친구와 저의 상황을 보니 그 주기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제 주변에는 저를 응원해주고, 제가 모르는 부분을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는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을 옆에 두려 합니다. 한때는 그 친구를 만나면 큰 힘이 되고, 너무 재밌었어요. 저와는 다른 성향과 색깔을 가진 그 친구에게 자극받는 것도 많았고요.(물론 좋은 방향으로요) 그런데 이렇게 전화 통화 한 통으로 5년간 쌓아온 관계란 것이 한순간에도 종료될 수 있다는 걸 제 인생에서 이번에 또 하나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뭐 어쩌면 어느 때에는 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응원해주는 친구였을지도 몰라요. 예를 들면 관계는 음식 재료와 비슷한 것 같아요. 방치하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상하기도 하고, 잘 관리하고 신경 쓰면 처음의 신선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거죠.

​지금 저와 그 친구의 관계는 이미 상할 만큼 상한 관계라 돌이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비운 만큼 채워진다고 하잖아요. 저는 앞으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맺고 만들어 가고 싶어요. 굳이 친구가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앞으로의 5년이 더욱 기다려질 것 같네요. 제가 살아오면서 관계에 대해 느끼는 건 말이에요. 나에게 유해한 관계는 언제라도 맺고 끊음이 명확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들의 고통을 대신 끌어안으려 하지 마세요. 나는 나고, 그 사람은 그 사람인 겁니다. 그럼 앞으로 다가올 2020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좋은 사람 만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