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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돌아오지 못한 자의 비애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 1. 10.

8일, 내일 돌아오겠다는 그의 엄포가 무색하게도 그는 결국 글쓴이로 돌아오지 못했다. 대신 돌아오지 못한 곳에는 그저 그런 패배감에 휩싸인 비루한 한 인간만이 덩그러니 내팽개쳐져 있을 뿐이다. 제 할 일을 제쳐두면서까지 헌신했건만 결국 돌아오는 건 스스로에 대한 애도감이였다. 이렇듯 글을 쓰는 자가 글을 쓰지 않아서 겪게 되는 비애는 참으로 애통하다. 애처롭게도 자괴감에 불타올라 박을 긁어내리듯 속내를 내비치고 있는 걸 보니 글을 쓰는 작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부끄러움은 탑재하고 있나 보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글을 쓰는 이로서의 소명은 다한 것이 아니었을까.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에 너무나도 성실하지 못하다는 것이 매번 나의 숨통을 옥죄어 올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빈공의 상태가 되는데 쉽게 말해 의지 상실에 가까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몸은 피곤하고, 정신은 박약하니 글을 쓸 어떠한 의지도 열의도 생기지 않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써나가야 한다는 한 줄기의 끄나풀은 용케도 잘 붙들고 있으니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그 끄나풀이 나의 온몸을 휘감고 있기에 글쓰기를 중단하는 일은 없겠지만 이렇듯 통증에 기반한 고민과 번뇌는 역시 나에게 끊임없이 찾아올 것이 분명하다. "젠장.."(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