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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인사이트 News

'빨간 대야'

by 새벽부터 횡설수설 2019. 3. 2.


창고에서 눈에 띄는 그림책 한 권을 발견했어요. 옛 목욕 문화를 배경으로 소소한 삶의 모습을 그려놓은 책이에요. 그리고 저의 어린 시절과도 맞닿아있는 것 같아서 잠시 감상에 젖었답니다. 색감이 너무 따뜻해서 그림책 안으로 들어가고 싶을 정도였어요. 어린 시절, 하루 종일 뛰어놀다 밤이나 되면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집에서 목욕을 하곤 했답니다. 몸집이 작아서 빨간 대야에 들어가면 어머니는 혹여나 뜨거울까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적당히 섞어서 제 머리부터 부어주었어요. 집에서 목욕하는 공간은 천정이 뚫려있는 구조였는데 그래서 바깥바람이 제 집 드나들듯이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제 아들 추울까 계속해서 물을 끼얹어 주셨어요. 그러고는 곧 목욕을 마치면 따뜻하게 보호받는 느낌을 가득 가지고 잠에 들었습니다.

어떤 날은 철없는 저의 행동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했어요. 목욕하는 도중에 저 나름대로 어머니를 돕겠다고 팔팔 끓는 물인지도 모르고 가득 퍼서 어머니 손에 부어버렸어요. 난리가 났고, 어머니의 비명 소리를 들은 아버지는 달려와서 허겁지겁 어머니를 들쳐엎고 응급실로 달려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날의 기억이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그림책을 보면서 행복했던 시절의 소중한 시간을 떠올릴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개인적으로 책의 색감과 그림체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이번 봄에는 이렇게 따뜻한 그림들을 제가 직접 그리고 싶어졌어요. 또 다른 시도가 필요하겠지만 언제나 그랬듯 일단 시작해보려고요! 누군가 제 글과 그림을 보고 저처럼 미소 지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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