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그리 잘났니

저는 성격이 외향적이고 호기심이 많습니다. 사회생활에서는 이런 면이 도움이 되는 부분이 좀 있었죠. 그래서 타인을 대하는 일에 있어서는 큰 어려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해나가는 분야에 대한 자부심도 있기 때문에 항상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근래의 제 모습을 보면서 그런 것들이 자신감이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지인들과의 모임 자리에서의 저의 언행들을 되돌아보면서부터입니다. 식사 자리에서 많은 말을 했던 것 같고, 그중 기억에서 찜찜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식사 자리에는 저를 제외한 7명이 있었고,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몇 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일체의 망설임 없이 자신감 있게 얘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런 저의 말과 행동이 타인의 시선에서는 그리 좋지 못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제가 잘난 체 같은 것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했던 말 중에 1%도 왜곡이 없었을까요? 방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많은 말을 입에서 나오는 대로 뱉다 보니 사실이 아닌 경우도 사실처럼 말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식사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과도한 자기 과시처럼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참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그 당시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에 더 집중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의 말 독점으로 인해 하고 싶은 말을 못 했던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도 있습니다. 대화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대화답게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그래서 이 시점부터는 제 모습에 대한 자기 점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겸손하라 배웠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해 오면서 겸손함보다는 적극적인 자기표현이 더 중요해진 사실은 숨길 수 없습니다. 다양하게 발달되어 온 SNS 채널들, 스마트폰 하나로 어느 곳에서든 전 세계로 송출하는 개인 방송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그것으로 수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개성이 인정받는 시대가 된 거죠. 저는 이렇게 적극적으로 제 자신을 드러내는 표현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타인들과 관계를 맺기 위한 대화 장소에서는 이러한 적극적인 자기표현의 욕구를 어느 정도는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대화를 한답시고 그룹에 위화감을 조성했던 것 같거든요.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내 삶의 역사에 매우 귀중한 하나의 사건이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 순간 최선을 다해서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인간관계라는 것이 참 어렵네요. 내가 좋다고 해서 상대방도 나를 반드시 좋아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많은 실수와 고민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일단 막연한 기대는 부질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욕심은 내려놓으면 좋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내가 해야 할 일들을 기꺼이 잘 해나간다면 그 과정에서 나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분명 나타날 거라 생각합니다.

나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그런 나의 노력을 알아보는 사람이 진정한 내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글을 쓰면서 든 생각인데요. 세상은 넓고,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어졌습니다. 앞으로의 발디딤이 더욱 설레일 것 같네요.